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가 1982년 뉴욕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절친한 동료이자 그래피티 아티스트였던 A-One**(Anthony Clark, 1964-2001)을 그린 작품이다.
** A-One은 “Aerosol Expressionism” 창시자로 알려져 있으며 198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최연소 작가로 참여하는 등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으나 2001년 뇌출혈로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다.
바스키아 작품의 예술史적 의미
바스키아는 거리의 그래피티를 현대 미술의 주류인 갤러리로 끌어들여 ‘신표현주의’의 흐름을 주도한 천재 화가로 불리는데 이 작품은 그의 예술적 도상(Iconography)이 완성된 1982년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해부학적 구조, 텍스트 활용, 그리고 그의 상징인 ‘왕관’을 통해 흑인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과 영웅주의를 표현하였다. 이는 정통 유화의 형식을 파괴하고 낙서와 예술의 경계를 허문 혁명적인 사례로 평가기도 한다.
바스키아는 생전에 “1982년에 내 최고의 작품들이 나왔다”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실제로 이 시기의 작품들은 경매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본 작품도 2020년 영국 필립스 경매장에서 1,150만달러에 거래된 이력이 있다.
작품 제작 당시 시대 분위기
작품이 제작된 1982년은 뉴욕의 하위 문화(힙합, 그래피티, 펑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로 당시 뉴욕은 경제적 불황과 치안 불안이 공존했지만, 동시에 예술적 에너지가 가장 뜨거웠던 곳이기도 하였다. 바스키아는 이 시기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을 만나며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하기 시작했으며, 인종차별이 여전했던 주류 미술계에서 흑인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애를 썼었다.
작품의 감상 포인트
- 세 개의 뿔이 있는 왕관 : 화면 중앙 상단의 황금빛 왕관은 바스키아 작품의 시그니처입니다. 이는 모델인 에이원을 ‘왕’으로 추대하며, 동시에 소외받던 흑인들을 영웅으로 격상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 텍스트와 기호: 화면 곳곳에 적힌 ‘A ONE’, ‘KINGS’, ‘RIBS’ 등의 단어는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시각적 리듬을 형성하며, 특히 왼쪽의 ‘S’ 기호와 해부학적으로 묘사된 갈비뼈(Ribs)는 생명력과 부패, 자본주의에 대한 중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한다.
- 거친 선과 색채: 정교한 묘사 대신 즉흥적이고 강렬한 선, 그리고 원색적인 빨간색과 노란색의 대비를 통해 거리의 에너지를 화폭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같이 보면 좋은 작품이나 화가 추천
- 작품: 장 미쉘 바스키아의 <Irony of Negro Policeman> (흑인 정체성에 대한 고뇌가 담긴 또 다른 대표작입니다.)
- 화가: 앤디 워홀(Andy Warhol). 바스키아의 예술적 멘토이자 협업 파트너로, 팝아트와 신표현주의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 비교해 볼 만한다.
- 화가: 키스 해링(Keith Haring). 바스키아와 동시대에 뉴욕 거리와 지하철을 무대로 활동했던 친구이자 라이벌로, 단순화된 선과 기호를 사용하는 방식의 차이를 보는 재미가 있다.
끝.